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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사회를 퀘벡 주류사회로 이끌어가는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재단의 활동목표(OUR GOAL)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퀘벡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한민족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재단의 임무(OUR MISSION)
캐나다와 퀘벡주,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금과 동포후원금을 재원으로 삼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퀘벡 한민족 차세대 단체들에게 올바른 비전과 활동 공간, 그리고 활동 자금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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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환상곡.jpg 


유난히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7월 하순의 잠 못 들어 뒤척이던 어느 밤. 오후 내내 직방으로 내리쬐는 태양열로 한껏 달궈진 집안을 식히느라 한껏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질 즈음 부스스 일어나 에어컨 스위치를 끄고 다시 침대에 드러누워 본다. 여전히 잠은 오지 않는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단숨에 들이키고 다시 자리에 눕는다. 

서서히 술기운이 번져온다. 천장이 희뿌옇게 변하면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온갖 상념들이 스멀스멀 천장에 기어 다니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 은근히 속으로 좋아했던 계집아이 얼굴, 박경리의 ‘토지’ 속 월선이와 용이, 임이네, 메밀밭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는 허생원과 동이… 수많은 얼굴들이 어지럽게 천장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한여름 밤의 꿈! 아, 맞아! 그런 게 있었지. 그 위대하신 셰익스피어가 쓴 네 청춘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 그 주인공 이름이 뭐였더라? 누가 누구를 좋아했었지? 근데 왜 사랑은 늘 그렇게 A는 B를 좋아하는데 B는 C를 좋아하는 식으로 빗나가고 어긋나기만 하는 걸까…  가만! 휴대폰에 메시지가 온 모양이네? 이 밤중에 누가?!   
 
“어찌 지내시나요?
정말로 너무나 오랜만입니다. 이 주소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이메일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 …  저는 이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이라 어떻게 쓸지 몰라 민망하네요. 솔직히 여러 가지 할 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도 안 나고…  옛 생각도 나다가 가버리고요. 참말로…  다음에 다시 소식 전하기로 하고 이만...”
 
정신이 아득해 온다. 이 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30여 년 전의 기억들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 그 얼굴…  그날 이후 한 번도 보지 못 한 얼굴. 그날 이후 날마다 마주하는 얼굴. 평생토록 나를 따라다니는 얼굴. 평생토록 내가 쫓아다니는 얼굴.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을 들으면 아득하게 밀려오는 선율 속에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얼굴. 그 얼굴… 
 
리나 씨…
리나! 
정말 얼마 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소식 궁금했어요. 무척…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벌써 30 년이라니…
보고 싶었어요. 많이…
하도 오랜만에 갑자기 연락이 닿으니 무슨 얘기부터 해야 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네요.
밀린 얘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참말로 이렇게 멜로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네요. 답장을 받고 처음은
멍했고, 조금 후 눈물이 핑 돌고,  그리고 얼마간은  숨을 가다듬고 했네요.
너무 그리운 시절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그 서점과  레코드점 있던 자리를 지날 때마다 참으로 그리움에...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서 참으로 너무나 아쉬운 지금입니다. …
정말로 저도 너무 많이 참으로 많이 보고 싶네요. 눈물이 핑 도는 오늘입니다.
 
그래요. 이렇게 연락이 다시 닿았으니 고마운 일이지요. 보내온 이멜 한 줄 읽고 천장 쳐다보고, 또 한 줄 읽고 멍하니 하늘 쳐다보고... 그렇게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하며 하루를 보냈네요.
......

이메일을 보낸지 며칠이 지나도 답이 없다. 카카오톡을 찾아본다.  
???
Hello! (이모티콘)
무슨 일 있어요?
없어요. 잘 지내시죠?
멜 답이 없어 걱정했어요
아니에요.
그럼 됐어요. 나중에 멜 줘요
 멜을 쓸려고 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서… 그래서 못 쓰고 있어요.  
….

슈베르트 환상곡이에요.  난 오늘 이 곡 여러 번 듣고 있어요.   대학 때부터 많이 듣던 곡

이달의 곡으로 설정함.  ㅎㅎ  좀 들어야겠습니다. 들을수록 매력이 있을 것 같네요.. 
참말로 이렇게 카톡을 하게 될 줄을…  참말로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삼십 년 만인데…  이 건 말도 안 되는 상황.  계속 카톡 한 것 같은 느낌…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지요. 그래서 박경리 선생은 시 ‘삶’에서
 “…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라고 했나 봐요.
 
찬란한가! 우리의 젊은 날은 찬란했었는지… 그와 비슷은 했었는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그렇게 남은 생을 사랑하면서 살려고 해요.
 
 어제 공원길을 산책하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프리지어 같기도 하고...  공원이 가까이 있나 봐요.
 
민들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사라진 자리에 이렇게 이름 모를 들꽃들이 피어 있네요. 자세히 보면 벌들도 몇 보이고… 시간이 지나 이 꽃들이 지고 난 자리에는 또 다른 꽃들이 피어나겠지요.  저 작은 꽃들 속 어딘가에 있는 그 벌이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얼른 보이지 않듯이 우리 삶 속 어딘가에 늘 숨어 있는 조그만 행복의 실마리를 우린 미처 깨닫지 못하고 흘려버릴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인지 나중에 또 한참 세월이 흐른 후에 깨닫게 되겠지요.
 
예 맞아요. 우리는 지금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더 소중한 것 더 좋은 것만 찾다가 항상 지금을 잃어버리죠. 그래서 늘 외롭고 허전하고 괴롭고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더 좋은 것은 아무 데도 없어요. 지금만 있을 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죠.
 
불현듯 어디선가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이 애원하듯, 하소연하듯 밀려오다가 어느새 슈베르트의 환상곡으로 바뀌어 간절하게 기도하듯 흐느낀다.
 

“카톡!” 소리에 퍼뜩 눈을 떴다. 가을 햇살이 창으로 파고든다. 유난히 붉게 물든 단풍잎 하나가 공중을 빙그르르 돌면서 떨어진다. 아! 어느새 또 가을인가?  <산문가 나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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