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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공포증을 스스로 몰아내야…

옥세철 / 논설위원

미주한국일보: 2015-08-24 (월)



“인명피해만 최소한 100만이 넘을 것이다. 경제적 피해는 수 조 달러에 이르고…” 북한이 도발을 해온다. 워치콘(Watch Conditon)이 3단계에서 2로 올려 진다. CNN은 휴전선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시간별로 생중계한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들이 동원되고 온갖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최소 100만 이상에, 수 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 이는 이미 90년대에 나온 이야기다. 북한 도발의 결과 한반도가 전면전에 휩싸였을 때 이 같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거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그러니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피해 규모는 이제는 인명 피해 수백만에, 경제 피해는 수십조 달러로 상향조정되는 것은 아닐까.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극히 적다. 현실은 어찌 보면 그와 정반대 일수 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지난 60여 년간의 북한 도발기록을 면밀히 추적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체제의 생존이다. 그러므로 북한의 도발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극단적인 수사를 구사해오고 있지만 체제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는 수준의 도발은 오히려 극력 회피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다른 처방을 내려왔다. 북한의 도발에 응징을 한다. 필연적으로 뒤 따르는 것은 전쟁이다. 서울은 초토화되고 결국 전면전에,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극도의 자제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분석까지 나온다. ‘북한에 무력을 사용해 전쟁을 유발하느니 차라리 북한의 핵무기보유를 허용하는 것이 낫다’는.

미 행정부도 비슷한 입장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천안함 사태 등 북한이 도발해올 때마다 한국정부의 자제를 극력 종용해온 것이다. 말하자면 전쟁 공포증 때문에 도발을 해와도 유화에만 신경을 써온 것이다.

“북한의 궁극적 정책 목표는 수령유일주의 체제의 생존이다. 이 목표를 위해 북한이 도입한 전략은 외부세력이든, 국내세력이든 체제전복을 꾀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북한을 (외부에서 볼 때) ‘극히 사납고’(ferocious), 동시에 ‘허약하고’(weak) 또 ‘예측불허의 미친’(crazy)존재로 비치게 하는 것이 그 전략의 기본개념이다.”싱크 탱크 스트랫포의 분석이다. 소련이 붕괴했다. 동시에 점쳐진 것이 북한의 붕괴다. 그 절대 절명의 상황에서 북한이 마련한 체제 생존 전략이 바로 ferocious, weak, crazy- 이 세 가지 개념에 입각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사시 한 시간이면 북한의 방사포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 북한의 ferocious 전략 개념의 출발점이다. 거기에 이제는 핵전력이 추가됐다. 방사포에다가, 핵까지 휘둘러대는 북한군의 그 사나운 이미지는 상당한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 경제가 엉망인 것이다. 그런 약한(weak) 체제를 쓰러트리려고 애 쓸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북한의 적대세력은 액션은 취하지 않고 그 체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린다. 그 자체로 시간 벌기와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정말이지 미친(crazy)체제다. 그러니 설 건드렸다가는 핵전쟁을 비롯해 ‘너 죽고 나죽자 식’의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러니 웬만한 도발은 묵인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 역시 북한 체제유지의 한 방편이 되고 있다는 것.

문제는 ‘ferocious’의 적정수준이 어디까지이고 얼마나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적정수준을 넘어섰다. 평양당국의 호언대로 미국을 공격할 수준임이 증명됐다. 그 경우 북한 체제는 오히려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미국은 물론이고 주변 강대국들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그러니까 김정일 시대까지 북한은 ferocious, weak, crazy- 이 세 가지 개념에 입각한 고난도 전략을 용의주도하게 구사해왔다. 끊임없이 도발을 해왔다. 그러나 일정한 한계 안에서다. 그 정도가 지나쳐 오히려 체제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는 수준의 도발은 교묘히 회피해온 것이다. 김정은 체제는 그러면.

“김일성과 김정일은 정교한 권력 유지 시스템을 구축했었다. 누가 권력을 잡았는지, 누구와 협상을 해야 하는지 분명했다. 지금은 체제가 불안정 한데다가 군(軍)도, 당(黨)도 구심점을 잃은 것 같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일본의 북한 전문가 다나카 히토시의 말이다.

체제가 불안정하다. 때문에 연천포격으로 시작된 북한의 도발은 자칫 레드라인을 넘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연천포격은 극단의 공포정치 등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결속용으로 보이고, 또 그 도발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스스로 전쟁공포증을 몰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또 다시 도발해오면 원점 타격은 물론, 지휘세력까지 응징하는 것이다. 더 이상의 우왕좌왕은 용납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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