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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밀려온 난민꼬마 

시리아 세살배기 아일란 시신 사진, 전세계에 난민 사태 심각성 '경종'

미주한국일보: 2015-09-04 (금) 


1972년 6월 네이팜탄 폭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알몸으로 거리를 내달리는 베트남 소녀 킴 푹의 사진이 세계 각지 신문 1면에 실렸다.

아침나절에 신문을 집어든 독자들은 경악했다. 푹의 사진은 어떤 기사와 사진보다 생생하게 베트남전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렸고 반전(反戰)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2015년 9월 2일 터키 해변에서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역시 푹의 사진에 비견할 만한 충격을 줬다.

파도에 쓸려와 엎어져 잠든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아일란의 모습은 유럽 각국 정부가 난민수용 대책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사이 무고한 생명이 셀 수 없이 희생되고 있음을 일깨웠다.

아일란의 사진은 초유의 난민사태로 갈팡질팡하는 유럽과 이를 지켜만 보던 지구촌에 '더이상 난민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일종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4일(현지시간) 아일란의 시신 사진을 푹의 사진에 비교하면서 사람들을 똑같이 일깨우면서도 더욱 비극적인 사진이라고 평했다.

익스프레스는 40여 년 전 푹의 사진으로 미국 시민이 전쟁의 공포를 직면하고 반전 시위에 나섰다면서 아일란의 사진도 난민 사태에 유사한 수준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3일 아일란의 사진 보도를 놓고 언론사들이 1972년 푹의 사진을 보도할 당시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케이스 젠킨스는 NPR에 "아일란의 사진을 보고 곧바로 우리 아이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렸다"면서 "사람들이 난민 사태를 다른 방식으로 관심을 갖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란의 시신 사진은 일단 난민 유입에 빗장을 걸고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며 독일 정부와의 정면충돌도 불사하던 영국 정부의 태도부터 바꿨다.

영국 언론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수일 내로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일란의 이름으로 개설된 시리아 난민지원 모금에도 성금이 잇따르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아일란의 무고한 죽음을 애도하고 더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아일란의 사진으로 인한 충격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AP통신은 아일란의 사진이 푹의 사진이나 독수리가 먹잇감으로 노리던 수단 어린이의 사진처럼 사람들을 행동에 옮기게 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 넘쳐나는 사진 한 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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