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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1:14

'한국전쟁'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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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서울올림픽이후 한국에서는 세계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급속하게 민주화가 진행되고  경제의 도약이 이뤄지면서 갑자기 세상에 눈을 뜨기라도 해외여행붐, 영어교육광풍, 조기유학열풍이 몰아치더니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노래,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있게 되었다. 같은 한류열풍은 이전에는 도저히 상상도 없었던 일이다. 이런 현상과 함께 이제 한국에서는 회사이름, 가수를 비롯한 연예인 이름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파트 이름, 드라마, 영화, 노래 제목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내거는 슬로건에서도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온통 영어가 넘쳐난다. 지난 주에 나온 어느 한글 잡지를 보니 요즘 디어 마이 프랜즈라는 드라마가 뜨고 있고, ‘씨쓰타 달에 컴백을 한다고 알리면서, 전에 터치 마이 바디 함께 작업했던  블랙아이드필승 재회할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올킬저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전하고 있었다. 이제 한국에서는 영어조기교육을 받지 않으면 신문.잡지기사도 이해할 없는 문맹이 판이다.

 

1950 6 25일은 한반도에서 하나의 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나는  전쟁이야기를 고조선과 한나라전쟁, 고구려와 , , , 당나라 전쟁, 고구려와 백제전쟁, 라당연합군과 백제전쟁, 황산벌 싸움, 임진왜란등 역사속에서 우리 땅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전쟁과 함께 학교에서 처음 들으면서 ‘6.25사변이라고 배웠다. 어른 들은 전쟁을 ‘6.25동란이라고도 하고 그냥 사변 또는 난리 식으로도 부르는 들으면서 자랐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각종 언론매체나 책들에서 전쟁을 지칭하는 보면, ‘6.25사변이나 ‘6.25동란 거의 없고, 가끔 ‘6.25전쟁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한국전쟁으로 부르고 있는 있다. 또한 세계화바람과 무관하지 않은 같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전쟁을 ‘Korean War’라고 부르고 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아무도 알아듣는 ‘6.25사변(또는 전쟁)’보다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코리안 번역한 한국전쟁 세계화 시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너도 나도 이렇게 부르게 같다. 그런데, ‘코리안 전쟁을 외국인의 입장에서 일컫는 말이지 한국인의 주체적인 입장에서 부르기에 적합한 명칭은 결코 아니다. 설사 ‘Korean War’ 전쟁의 명칭으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를 굳이 객관적으로 번역하자면, ‘한국전쟁 아니라  한반도 전쟁이라고 해야 것이다. 왜냐하면, 외국인이 코리아라고 때는 대한민국만을 일컫는 한국 아니라 남북한을 통틀어 말하는 한반도 때가 대부분이고, 전쟁은 한국 아니라 한반도에서 있었던 전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전쟁 ‘Korean War’ 정확하게 번역한 용어라고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도 결여된 용어이기에 나는 우리나라사람이 한국전쟁이란 용어를 쓰는데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6.25사변을 외국에서는 모두 코리안 라고 부르는 것도 아니다. 일본은 전쟁을 조선전쟁이라 하고, 중국은 1950 10 중공군이 참전하기 전은 조선전쟁’, 후는 미국에 대항해서 조선을 도운 전쟁이란 의미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부르고,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이라고 하며 각자 자기들 입장에서 주체적인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 국제적인 보편성과 객관적인 가치관을 따른답시고 아무 생각없이 서양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라하지는 않는다.

 

한민족역사에서 하나 깊은 상흔을 남긴 잊을 없는 전쟁이 임진왜란이다. 조선과 일본과 중국() 한반도에서 벌인 전쟁을 저들은 뭐라고 부를까? 침략국인 일본은 이를 분로쿠노에키라고 한다. ‘분로쿠(文祿)’ 당시 일본의 연호이고 에키()’ 전쟁을 뜻하므로 분로쿠시대에 있었던 전쟁이란 뜻이다. 우리는 도요토미히데요시의 대륙정복 망상에서 비롯된 전쟁이라고 알고 있는 전쟁을 일본인들은 고려와 몽고연합군이 일본을 침략한데 대한 복수전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이는 유성룡의 징비록 나오는 일본승려 겐소(玄蘇) 말에도 나타나 있다. 그는 여몽연합군의 일본원정을 언급하면서, “…우리로서는 고려의 원수를 갚는 것에 불과하니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라고 역설했다. 전쟁의 참전당사국인 중국 전쟁을 조선을 도와 일본과 싸웠다는 뜻으로 항왜원조전쟁(抗倭援朝戰爭)’이라 부른다. 그저 조선을 도왔을 뿐이라고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6.25참전때도 같은 논리와 용어를 쓰고 있다.

 

2차세계대전의 종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참전을 선언하여 당당하게 전승국이 러시아는 2차대전을 위대한 애국전쟁’(Great Patriotic War)이라고 한다. 2차대전 이후 가장 유명한 전쟁의 하나인 베트남전쟁 당사국인 베트남사람들도 그렇게 부를까? 물론 아니다. 그들은 전쟁을 항미전쟁’(Resistance War against America또는 American War)이라 부르고, 그들이  이전에 겪었고 세계가 1차인도지나전쟁이라고 부르는 전쟁을 그들은 항불전쟁이라고 한다. 미국의 노예해방전쟁을 미국인들은 ‘Civil War’라고 부른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우리는 이를 굳이 남북전쟁이라고 고쳐 부른다. 우리 땅에서 일어난 전쟁은 슬그머니 미국식으로 바꿔 부르면서도 정작 미국땅에서 있었던 전쟁은 굳이 우리식으로 바꿔 부르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없다.

 

2002 월드컵 성공 이후 과학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KAIST 총장에 영입되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2 돌아간 러플린은 그가 남긴 <한국인, 다음 영웅을 기다려라>에서 이런 말로국제화에 미쳐 자기정체성을 잃어가는 한국인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던져 주었다.  불행히도 어린 자녀들을 너무 일찍 적극적으로 국제화시키 것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어린이들은 그러한 개의 자아(국내형 인간과 국제형 인간) 공존시키면서 없이 지내는 것이 아니라, 둘을 뒤섞기 때문에, 결국 조국을 상실한 인간으로 자라나게 된다. 나는 해외에 있는 한국인, 특히 과학기술 공부를 한국 젊은이들에게서 이런 현상을 많이 왔다. 그들은 전문 분야에서는 매우 뛰어나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대책 없는 혼돈상태에 빠져 있다. (중략) 제형 인간이란 진짜 어려움이 닥칠 아무 의미도 없어지는, 가상의 자아 라는 점을 아이들은 자라면서 알아차 리게 된다. 이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전에는 그렇게 우습게 얕보았던 자그마 고향 마을이, 사실은 멋진 곳이란 발견하는 것과 흡사하다.”

 

국제적인 교류와 보편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고유언어를 팽개치고, 실체도 애매한 세계인 눈으로 세상과 역사를 바라보는데 길들여져 가다보면 조만간 우리는 뿌리를 잃어버린 국제미아의 모습이 되고 것이다. 우리가 시대의 거부할 없는 화두처럼 받아들이는 국제화, 세계화가 결코 자신의 정체성마저 팽개친 코스모폴리탄 모습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칼럼니스트 나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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