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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평소에 다른 민족에 비해 한국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이한 행태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런 특이한 행태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곤 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한국인의  특이한 점을 나열해 보면,

 

1.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미국(60%)이나 영국과 독일(40%) 어느 선진국과 비교를 하더라도 월등히 높다.

 

2. 한국은 세계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기간에 왕조국가에서 민주국가로의 변신에 성공한 나라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나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누가 이기든 뭔가 부정이 개입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당선자를 원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4. 무슨 단체든 분열이 된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사는 한인들의 모임인 한인회나 실업인협회, 노인회등을 봐도 회장선거의 후유증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부정이 있었다거나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거나 하는 이유를 들어 승자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5. 한국인들은 좀처럼 같은 한국인을 존경하지 않는다. 특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인물의 경우에는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웬만해서는 존경을 받기 힘들다.

 

6. 한국인들은 ()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근대 이전의 시대에 살았던 서민들 치고 지배계층에 억눌리고 시달리며 고달프게 살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유독 한이 많다고 한다.

 

7. 한국인들은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8. 한국에서는 뭐든지 유행을 타기시작하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무서운 속도로 번진다. 그래서, 패션이든 문화현상이든 정치든 일단 바람 한번 일어나면, 삽시간에 들불 번지듯 퍼져나간다.

 

9. 객관적으로 봤을 지금 한국은 어느 선진국 못지 않게 풍족하게 누리며 살고 있으면서도 헬조선이라고 아우성치면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살고 있는 듯이 불평을 한다.

 

10. 세계에서 자살률이 최고로 높다.

 

도대체 우리는 그럴까? 위에 열거한 현상들은 각각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들이겠지만, 일견 서로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런 현상들의 배경에는 뭔가 공통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 끝에 나름대로 얻은 결론은 한국인들의 유별난 평등의식 이런 현상들의 이면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옆집 아이가 대학을 가는데 우리 애가 대학을 가지 않는 참을 수가 없다.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한다.” 말이다. 비록 대학을 갔더라도 명문대학에 입학한 아이보다 결코 능력이 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너보다 없다는 평등의식이 태생적으로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도나도 기를 쓰고 대학을 가서 나도 대학출신대열에 들어서 평등해져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한국은 엄격한 계급사회인 왕조체제를 과거 수천년 동안 유지해 왔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수십년만에 계급의식과 왕조체제의 잔재를 완벽하게 없애고 선거에 의한 민주정치체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이는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인의 핏속에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평등의식이 이미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선거후에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을 하지 한다는 사실이다. 선거를 치룰 때도 내가 (또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방보다 없다는 의식이 너무 강하다 보니 진다는 있을 없는 일이고, 도저히 받아 들일 없는 일이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평등의식이 내가 남에게 밀리거나 졌다는 사실을 용납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남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드니 웬만해서는 누구를 존경하기도 어렵다.

 

한국인의 정서를 얘기할 빼놓을 없는 것이 () 정서이다. 근대화 이전 왕조시대에는 어느 민족이나 서민들은 핍박받으며 고달프게 살았지만, 한국인들 머리 속에는  부모를 타고나서 그렇지 내가 너보다 없는데…”하는 생각이 유난히 강하다 보니, 똑같이 핍박받고 수난을 당하더라도 속으로 느끼는 억울한 생각이 훨씬 밖에 없었을 것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와 같아야 사람들이 나보다 살고 있는 보이니 현실이 불만스럽고 자체가 억울한 생각이 든다. 억울한 마음이 속으로 쌓이고 쌓여 응어리진 것이 바로 한국인의 이다.

 

평등의식이 강하다 보니 네가 하는데 나라고 할까?”하는 마음에서 남들이 하는 따라하지 않을 없으니 유행이 급속도로 번져나간다. 당장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에서도 남들보다 처지는 참을 없어 너도나도 뜯어고쳐야 직성이 풀리니 성형천국이 밖에 없다.  기질적으로 남이 나보다 났다는 인정할 수가 없으니 사촌이 나는 사는 논을 사면 배알이 꼬이고 속이 불편하다. 평균적으로 아무리 살아도 나보다 없는 나보다 누리고 사는 참을 수가 없으니 불만족스럽고 나라가 지옥으로 느껴질 밖에 없다. 평등해야 삶의 모습이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이를 극복할 길도 보이지 않으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어릴 시골에서는 어쩌다 기차나 버스가 지나가면 동네아이들이 거의 예외없이 길가에 나와서 승객들을 향해서 쑥떡을 먹이곤 했다. 자유당시절 미국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시골길을 지날 예외없이 쑥떡을 먹였는데, 보고 미대통령이  하는 거냐?” 물으니 옆에 있던 통역관이 민망하여 아이들이 환영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둘러대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커지고 말았다. 경무대에서 이대통령을 만났을 대통령이 한국식 인사를 한답시고 이대통령에게 쑥떡을 먹여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아이들은 그렇게 외지인이 지나가기만 하면 쑥떡을 먹였을까? 시골아이들이 보기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뭔지 모르게 자기들보다는 보이니까 니들이 뭐가 그리 났냐?’하는 심리가 깔려 있지 않았을까? , 무의식중에 핏속에 흐르는 평등의식이 발동해서 나타난 본능적인 행위가 아니었을까?       

 

항간에 유행하는 유머에 ‘x 모르는 면장시리즈가 있다. 유머도 시대를 따라 변해간다. 70년대 최불암시리즈에서부터  맹구, 아줌마등을 거쳐서 최근에는 아재개그 유행이라고 한다. 그런데, 면장시리즈는 수십년이 지나도 약간씩 버전을 달리 해가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번씩은 들어서 아는 내용인데, 어느 시골면장이 길을 가다가 꼬마아이의 고추를 가리키며 짓궂게 뭐야?” 했더니 나중에 아이가 뒤돌아 가면서 “x 모르는 면장이라고…” 했다는 원전(?)이다. 유머가 최근에는 x 모르는 것들이 정치를 한다고…”라는 버전으로 변해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검색을 보시길…)  이런 류의 유머가 대중들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도 높은 자리에 앉아 행세를 하며 거들먹거리는 자들을 뭣도 모르는 자들, 나보다  별로 것도 없는 자들로 치부하려는 내면심리와 맞아 떨어져 본능적으로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보기에 우리 한국인들의 핏속에는 태생적으로 이런 평등의식이 깊이 박혀 있다. 이런 유별난 평등의식은 우리사회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의식구조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이런 우리의 특성이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발현되도록 지혜를 모아야겠다. <칼럼니스트 나운택>

http://blog.naver.net/damianr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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