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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참아도  아픈   참아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옛말이 있다.  말에서 우리는 인간심리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비열성을 속이 뜨끔할 정도로 정확하게 꿰뚫어  우리 조상들의 촌철살인의 지혜를 엿보게 된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출세를 하거나 부자가 되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시큰둥 하다가도 나와 가까운 이웃이나 친지가 성공하고 출세를 하면, 왠지 속마음이 편치가 않은  우리들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이 거의 본능적으로 느끼는 솔직한 심정임을 인정하지 않을  없다.

 

 그럴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것도 남이 아닌 나와 형제자매 다음으로 가까운 관계인 사촌이 돈을 모아서 논을 샀다면, 당연히 기뻐하고 축하해 줘야  일이 아닌가? 그런데,  배가 아플까? 아마도 우리 의식속에서 거의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와 질투심에서 나오는 반응일 것이고, 그에 따라 느끼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불황의 늪으로 몰아 넣었을  미국인들이 금융가 경영자들의 엄청난 보수에 분개하여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일이나 우리나라에서 상장사를 비롯한 2051 회사의 연봉 5억원이상인 등기임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도록 법제화한 일들도 따지고 보면 모두 빈부의 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에서 나온 반작용들이다.  기업경영자들의 업무상 배임죄에 대한 처벌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유독 기업인들에 대한 법적,도덕적 기준을 계속 강화하는데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게 이뤄지는 배경에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한 무의식적인 시기와 질투심리가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루소는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사람들간의 불평등이 시작된 기원을 사유(私有)개념’ 야금술(冶金術)’ 발달로 봤다. 즉, 원시공산사회에서는 사유재산개념이 없어서 너나 나나 가진  없으니까 평등했지만, 사유의 개념이 생기면서 불평등이 생겼고 그에 따라 불행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야금술의 발달로 인해 농업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배자와 피지배자부자와 빈자간의 불평등이 급속도로 심화되었다고 했다그의 이런 사상적 배경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말도 나왔고결국 루소의 이런 사상은 후에 마르크시즘탄생과 공산주의혁명의 배경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모두가 역사적인 사실로 알고 있듯이 원시공산사회와 같은 형태의 사유재산이 없는 평등한 사회’ 결국 환상에 불과하며, 정치.사회제도에 의한 강제적 평등의 실현은 극히 비효율적인 것이어서 결코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인위적인 평등사회인 공산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가장  이유는  체제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거나 대충 하거나 돌아오는 과실이  같다면 누구도 열심히 일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므로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없고,  그에 따라 경제발전을 통한 재화의 창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니 평등하게 나눌 재화 자체가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증권시장의 대표격이라고   있는 뉴욕 금융가를 배경으로  영화  스트리트’에서 마이클 더글라스는 탐욕은 좋은 거야 (Greed is good)”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맞는 말이다.   편하게,   빠르게,   많이,  더… 끊임없이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은 인류문명을 발전시키는 에너지의 근원이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타고나는  탐욕’이야말로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인 것이다.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욕심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 과연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인류문명의 발달이 가능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탐욕’ 적절한 제어를 받지 않게 되면 서로의 탐욕들이 충돌하여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가진 자’  가진 자’ 격차가 터무니없이 커지게 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마치 성능 좋은 자동차와 같은 것이다. 좋은 운전자가 제대로 운전하고 제동장치가  작동할 때는    없는 문명의 이기가 되어 우리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주지만, 난폭운전자를 만나  멋대로 운전을 하고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부(富)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흔히 부자로부터  걷어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기식의 소득재분배정책을 시행하지만 효과는 오히려 엉뚱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1990 미국에서 보트비행기보석등 사치품에 대한 소비세를 대폭 인상한 일이 있는데결과적으로  정책으로 경기만 침체되고 가난한 자들은 일자리만 잃게 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했다프랑스에서는 좌파 올랑드정부가 들어선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70%까지 올렸다그러자 유명배우 제라르 드빠듀를 비롯한 부유층들이 속속 프랑스를 떠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인간들의 지나친 탐욕을 통제하고,  가진 자들을 위해 소득을 적절히 재분배하는 정책은  필요하지만, 법이 정한 테두리내에서 정당하게  돈에 대한 소득세나 상속세를 70-80% 과도하게 부과하고, 고소득자의 소득을 까발리는 식의 시기와 질투’ 법제화하는 정책이 과연 바람직하고 정의로운 정책인지는 의문이다. 이런 정책들은 정의롭지도 않을  아니라 부의 재분배’라고 하는 원래의 목적도 달성하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고약한 심보를 네가 논을 사? 무슨 나쁜 짓을 한거야?”하면서 시기와 질투심만 키워서 앞서 가는 자의 발목을 잡고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돌릴  아니라,  네가 논을 샀다고?  좋아. 나라고    없지.”하면서 분발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는 없을까?  

<산문가 나운택>


경쟁에너지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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