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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2015.11.23 22:39

가난하면 공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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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공부 못한다?
“가정형편보다는 부모 관심이 중요”


“대화 등 통해 격려해야”



 

같은 과목을 같은 방법으로 같은 기간 동안 배웠는데 첫 번째 학생은 A+를 받고 두 번째 학생은 낙제를 겨우 면했다.  이 경우 두 번째 학생이 노력을 안 했거나 숙제를 게을리 했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간혹 더 깊이 파고들어야만 보이는 이유가 존재할 수도 있다.


두 학생한테 ‘똑같은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 때가 있다. 최적의 학습을 위한 요건은 각 학생의 가정형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설문 조사·워크샵·정책 검토 등으로 공립교육청을 지원하는 독립단체 ‘피플포에듀케이션’의 애니 키더 전무(executive director)와 함께 ‘동등한 기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학업 성취도와 사회·경제적 지위

주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가정형편에는 깊은 연관이 있다. 어느 한쪽이 원인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요지는 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성취도도 높으며 부모의 지위가 낮을수록 성취도 역시 낮은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키더씨에 따르면 심지어 지역별 EQAO 점수에서도 가난과 학업 성취도의 연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차이의 이유는 뭘까.

◆학습의 ‘걸림돌’

학생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 가정형편으로 좌우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학교로 향하는 자녀의 식습관 및 건강상태가 그 중 하나다. 배고픈 상태로 학교로 향하는 것은 특히 학습효과와 태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 학생들에게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캐나다 브렉퍼스트 클럽’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 7명 중 1명은 굶은 채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민가정 자녀의 경우 이 수치가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새벽 같이 일어나 근무하는 맞벌이 부모가 식사를 건너뛰거나 자녀를 학교에 일찍 바래다주기 때문에 식사를 할 시간이 없어 요거트나 과자 하나를 챙겨주는 경우, 건강한 식습관을 보고 배우지 못해 장기적인 문제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집에 자녀가 읽을 것이 부족한 것도 학업 성취도를 좌우할 수 있다. 주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녀의 독서 능력은 어릴 적 집에서 조성하는 문학적 환경과 도서의 수 등과 깊이 연관돼 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책이나 컴퓨터, 이 분위기를 조성할 시간이나 비용이 부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난한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 역시 악영향이 된다.

◆해결책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가정형편이 안 좋다고 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전문가들은 많은 시간이나 돈을 들이지 않는 일들로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대치’ 높이고 ‘대화’ 늘리기


키더씨는 “자녀의 학습에 대한 기대치(level of expectation)는 자녀의 교육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수치는 가난하다고 낮거나 부유하다고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가 학교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관련된 대화를 늘리는 일이다. 꼭 과목이나 공부 관련 대화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학부모의 학력이나 지식수준과는 큰 상관이 없다. 저녁을 먹으며 자녀에게 ‘오늘 쉬는 시간에 뭘 했니?’ ‘학교에서 어떤 친구를 사귀었니?’ 등을 주기적으로 물어보는 것만으로 교육을 중요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학교 시설 요청·활용

공립교육청은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포용하기 위한 여러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키더씨는 “교육의 목표는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이 성공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지원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숙제 클럽’은 부모가 늦게까지 일할 경우우 학생을 돌봐주는 동시에 교사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서 숙제를 마칠 시간을 제공하며 ‘브렉퍼스트 클럽’은 일찍 출근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면 간단한 활동과 아침 식사를 준다. 학교 도서관을 활용하면 주기적으로 방대한 양의 책을 빌려다볼 수 있으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학교 카운슬러와 상담할 수 있다.

더불어 이미 많은 학교들이 기기 사용료 등의 비용을 없애거나 견학비용 지원 등으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전한 학습습관 

집에 오면 자녀가 바로 TV를 보지 말고 숙제를 먼저 끝내도록 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지 못할 때 진취력을 갖고 물어보도록 유도하는 것, 부모가 도울 수 없을 때는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를 키워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을 치우고 간단한 집안일을 맡는 것도 책임감을 길러준다고.


*함께 독서하기


영어나 불어가 어려운 이민자 가정의 경우에도 독서는 중요하다. 키더씨는 “어떤 언어로라도 함께 책을 펼치라”고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자녀에게 ‘독서는 즐거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책을 읽으며 자녀에게 ‘뭔가를 가르쳐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자.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하면 된다.


키더씨는 “맞벌이를 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부모의 경우 이 일들이 더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목적의식을 갖고 자녀와 시간을 보내면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김세정 기자
토론토 한국일보/ 발행일 :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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